ChatGPT에 한 브랜드 이름을 입력해 본다. 어떤 브랜드는 첫 응답에서 창립 연도, 디자이너, 본사, 모기업, 주요 제품 라인이 일목요연하게 나온다. 어떤 브랜드는 'I'm not sure about this brand'로 시작한다. 같은 카테고리, 같은 가격대, 같은 시기에 활동하는 두 브랜드의 차이는 디자인이 아니다. AI가 그 브랜드를 '아는가'의 차이다.
AI가 안다는 것은 기분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Knowledge Graph 안에 그 브랜드의 엔티티(entity) 노드가 있는가의 문제다.
1. 엔티티가 무엇인가
먼저 단어부터 정리한다. 검색·AI 맥락에서 '엔티티(entity)'는 세상에 실재하는 하나의 분명한 대상을 말한다. 사람, 장소, 브랜드, 작품, 개념이 모두 엔티티다. '디올'과 'Dior', '크리스챤 디올', '디올 옴므' - 표기는 넷이지만 같은 한 대상으로 묶이는 것이 엔티티의 핵심이다.
옛 SEO는 '단어' 단위로 일했다. 같은 단어가 두 번 나오면 두 번 카운트. AI 검색은 '대상' 단위로 일한다. 같은 대상이 어디에 적혀 있는지를 묶어 한 번에 합산한다. 키워드 게임과 엔티티 게임은 다른 게임이다.
예를 들어 디올은 Wikipedia 문서 한 개, Wikidata Q-item 한 개, Google Knowledge Graph 안의 노드 한 개, 자사 사이트의 Organization 스키마 한 개를 갖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서로 sameAs 링크로 묶여 있어서, AI 모델이 'Dior'를 들으면 네 곳의 정보를 합쳐 한 대상으로 인식한다. 엔티티가 안 된 브랜드는 이름은 있어도 묶여 있지 않아, '들어본 적은 있는데 한 대상으로 인식할 수 없는 이름'으로 처리된다.
2. AI 시대의 엔티티 검색
SEO의 단위는 지난 20년 동안 '키워드'였다. 어떤 키워드에서 몇 위에 있는가. AI 검색은 단위를 옮긴다. 'X 카테고리에서 좋은 브랜드 추천해줘'에 답할 때, 모델은 키워드 리스트가 아니라 '아는 대상의 풀'을 검색한다. 그 풀에 들어가 있어야 후보가 된다. 들어가 있지 않으면 같은 카테고리에서 평생 첫 인용에 도달하지 못한다.
이 풀의 이름이 Knowledge Graph다. Google은 자체 Knowledge Graph를 운영하고, AI 모델 대부분은 Google KG와 Wikidata를 학습 단계의 신뢰 데이터로 받는다.
3. Knowledge Graph 진입의 세 경로
한 브랜드가 Knowledge Graph에 진입하는 길은 세 가지다. 첫째, Wikidata에 직접 항목(Q-item) 등록.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검증되지 않으면 삭제된다. 둘째, Wikipedia 문서 생성. 출처가 풍부해야 통과한다. 셋째, 자사 사이트에 Organization 스키마와 sameAs 링크를 정확히 마크업해 Google에 직접 신호 보내기.
가장 빠른 길은 셋째다. 첫째와 둘째는 외부 편집자의 검토가 필요하지만, 셋째는 자사 도메인 안에서 통제 가능하다.
4. Organization 스키마의 핵심 필드
Organization 스키마에서 비워두면 안 되는 필드는 일곱 개다. name(공식 명칭), legalName(법인명), url(자사 도메인), logo(이미지 URL), sameAs(외부 동일성 링크 배열), founder(창립자 Person 객체), foundingDate(창립 연도). 패션 브랜드의 경우 additionalType으로 'FashionBrand' 같은 세부 분류를 더할 수 있다.
이 일곱 개가 채워지지 않으면, AI는 그 브랜드를 '들어본 적이 있는 이름'으로만 처리한다. 추천 후보가 되지 않는다.
5. 실제 코드는 어떻게 쓰는가
이론은 단순하고 코드는 더 단순하다. Organization 스키마는 사이트 head 안에 JSON-LD 한 블록으로 들어간다. 사람 눈에는 안 보이고, 검색·AI만 읽는다. 마르디 메크르디 같은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가 이 한 블록을 도입한다면 형태는 다음과 같다.
<script type="application/ld+json">
{
"@context": "https://schema.org",
"@type": "Organization",
"name": "Mardi Mercredi",
"alternateName": ["마르디 메크르디", "마르디"],
"url": "https://www.mardimercredi.com",
"logo": "https://www.mardimercredi.com/static/logo.svg",
"foundingDate": "2018",
"foundingLocation": "Paris, France",
"sameAs": [
"https://www.instagram.com/mardi_mercredi_official/",
"https://www.youtube.com/@mardimercredi",
"https://www.tiktok.com/@mardi_mercredi",
"https://twitter.com/mardimercredi"
]
}
</script>
이 한 블록이 사이트 head에 들어가는 순간, 모델 입장에서 그 브랜드는 '이름만 들어본 브랜드'에서 '인스타·유튜브·틱톡까지 연결된 한 엔티티'로 격상된다. 작성은 한 번, 효과는 영구적이다. 작성 후 Google Rich Results Test에 URL을 입력하면 'Organization' 감지 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
6. sameAs가 하는 일
sameAs는 한 줄짜리 필드지만 가장 큰 일을 한다. 자사 도메인을 인스타그램·LinkedIn·Wikidata·CrunchBase·X·YouTube 같은 외부 프로필과 한 번에 묶어 '동일한 엔티티'임을 선언한다. AI 모델은 sameAs 링크를 따라가 외부 신호의 양을 합산한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위키데이터 인용, 뉴스 언급 - 분산돼 있던 신호가 sameAs 한 줄로 한 엔티티에 적립된다.
가장 흔한 실수는 sameAs를 비워두거나, 자사 도메인만 적고 외부 프로필을 빼놓는 것이다. 외부 신호의 적립이 끊긴다.
7. 디올·에르메스 vs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
구글에 'Dior'를 검색하면 오른쪽에 Knowledge Panel이 뜬다. 창립자, 본사, 모기업(LVMH), 매출, 직원 수, 공식 SNS 링크. Hermès도 동일하다.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 대부분은 Knowledge Panel이 뜨지 않거나, 떠도 정보가 비어 있다. 우영미·솔리드 옴므의 Knowledge Panel은 부분적으로만 채워져 있고, 그보다 작은 브랜드는 패널 자체가 없다.
이 차이는 헤리티지의 부족이 아니다. 헤리티지를 엔티티로 등록하지 않은 것뿐이다.
8. 엔티티 되기 6개월 로드맵
로드맵은 셋째 경로(자사 마크업)에서 시작한다. 첫 달 - Organization 스키마 전 페이지 도입과 sameAs 7개 이상 채우기. 둘째 달 - 자사 About 페이지를 1차 출처(brand story 800자, 창립 연도, 디자이너 인터뷰 링크)로 보강. 셋째 달 - Wikidata에 Q-item 등록 신청(자사 도메인을 source로). 넷째~다섯째 달 - Wikipedia 문서 작성(출처 3건 이상). 여섯째 달 - Google에 Knowledge Panel 정보 수정 요청.
다시 처음의 두 브랜드로 돌아간다. AI가 '아는 브랜드'와 '모르는 브랜드'의 차이는 시간이 아니다. 자기 자신을 기계에 알려준 시점이 있느냐 없느냐다.
AI가 모르는 브랜드는 단순히 추천을 못 받는 것이 아니다. 거리에 매장이 있어도 검색 안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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